You Are the Apple of My Eye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어느 순간, 한국에서 대만 영화가 '유행처럼' 유행하기 시작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리고 작년에 큰 인기를 얻은 <나의 소녀시대>까지.
우선 영화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고, 학창시절 특유의 순수한 연애를 따뜻하면서도 위트있게 담아낸 특징이 있다.
(물론 남자 주인공들이 다 훈훈했던 것 같다.)



사실 가족이 다 함께 영화를 보다가 민망한 장면이 나오면 각자 분주해질 때가 있다.
갑자기 물을 찾는다거나, 갑자기 핸드폰을 본다거나, 갑자기 헛기침이 나온다거나.
그런 면에서 대만영화는 온 가족이, 다시 말하면 다양한 연령대가 편하게 공감하며 볼 수 있다.
물을 마시지 않고, 핸드폰을 보지 않고, 헛기침을 하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그런 속 편한 영화.




나는 특정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순간의 감정과 선택에 집중하고, 결과가 어떻든 후회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서도 나는 한편으론 굉장한 감정 억제를 한다니, 솔직한 허언증 같다.)

주변에서 "넌 이상형이 대체 뭐야?"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도 똑같다.
상대방이 주는 느낌, 그리고 함께하는 순간에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감정. 
내가 그 사람에게 꽂히는 어떤 한 가지.
찰나의 순간에 내 감정을 믿고, 또 그 감정에 후회 없이 집중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지은이와 닭고기로 에너지를 충전하다가 학창시절, 그리고 연애에 대해 이야기했다.
너무 소중해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는, 서툴면서도 예쁜 그런 학창시절의 감정들.




"그 땐 세상의 모든걸 갖고 싶었지만 훗날 뒤돌아 보니 깨닫게 됐어.
온 세상 가득 전부 너였다는 걸."

"그 때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 때 널 좋아했던 내가 좋아."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누군가를 좋아하면 온 세상이 그 사람으로 가득 차는 것.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내 모습마저 좋은 것.
이런 것들은 학창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누굴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하루종일 누군가를 떠올리고 기대하고 그만큼 실망도 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벅찬 그런 것.
맞다, 그게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감정이었다.



지금, 현재도 나중엔 '그 시절'로 기억될 순간들이다.
그 누구보다 순수해지고, 솔직해지는 그 시절.


시간이 지나 더 나이가 들어도,
항상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그 시절에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DAY 3 IN DEN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