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rete Jungle
Where Dreams are Made of, but
5년 전 겨울, 인아와 뉴욕에 있었다.
교환학생을 끝내고 보스턴에 있는 인아를 만나,
함께 뉴욕 여행 후 한국에 돌아갔다.
(우리 그 때 진짜 잘 먹었다.)
우린 고등학교 때부터 뉴욕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래서 인아 번호는 아직까지도 '쿨한뉴요커'로 저장되어 있다.
같이 잠실에서 '라이언킹' 뮤지컬을 보고는,
"우리 나중에 꼭 뉴욕 가자!"라고 했었다.
꼭 같이 오자고 한 뉴욕에서, '라이언킹' 뮤지컬을 다시 보러 갔다.
첫 곡 "Circle of Life"가 끝나자마자 눈물이 핑 돌아서 옆을 보니,
똑같이 눈물이 그렁그렁거리던 인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비웃었을지도.)
뉴욕은 항상 나에게 꿈이면서 동시에 환상이었다.
5년 전 그 때의 뉴욕 겨울은 너무 추웠고,
5년 후 지금의 뉴욕 여름은 너무 덥다.
날씨는 정반대이지만, 이 곳의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뉴욕, 특히 맨하탄은 여전히 여유가 없다.
콘크리트 정글이라는 말.
그리고 모든 꿈이 만들어지는 곳이라는 말.
틀린 말이 없다.
마주치고 만나는 사람들의 온도.
그리고 함께 나누는 대화와 표정 하나하나.
나는 이 모든게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다.
근데 여기, 사람들이 콘크리트처럼 너무 차갑다.
무미건조하고, 여유가 없고, 진심이 없는 기분이다.
1주일 동안의 맨하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다.
마트에서 계산할 때, 눈을 보지 않고 가격만 말하는 것.
뒷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줄 때, 기계처럼 '땡큐떙큐'하고 말하는 것.
택시에서 택시 기사가 의무적+형식적인 말만 하는 것.
이 곳에서 살 수 있을까?
살게 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생각보다 여유가 필요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이는 탱자탱자 놀아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
함께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삶이 가능한 곳에서 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5년이 지나 뉴욕에 있는 나는,
겸사겸사 맨하탄을 떠나 브룩클린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정글이 불편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