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Harmony
Can you see to this harmony?
여행 스타일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 것 같다.
계획파와 분위기파.
(내 마음대로 분류해보자면.)
하루 일정을 분 단위로 짜서 관광명소를 다 봐야하는 계획파.
철저한 검색,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완벽한 스케쥴.
여행을 굉장히 알차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그 날 발걸음이 닿는대로 행동하는 분위기파.
걸어가다가 괜찮아보이면 들어가거나 구경하는, 즉흥적인 스케쥴.
조금 더 여유 있게 여행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계획과 목표가 꼭 필요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행만큼은 계획과 목표가 (심할 정도로) 없다.
여행지와 가고 싶은 지역만 크게 정해두고, 마음 가는대로 돌아다니는 것이다.
지은이와는 여행 스타일이, 그리고 배꼽 시계 등 바이오리듬이 같아 참 좋다.
(배가 고플 때 즈음, 지은이를 쳐다보면 지은이도 배고픈 눈빛을 보내는.)
오늘은 집 근처에서 센트럴 파크까지 10km 정도 계속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렇게 우연히 걷다가 발견한 카페에서 먹는 케익.
우연히 지나가다 느낌이 좋아 들어간 바에서 먹는 저녁.
우연히 가게 된 지은이네 라디오에서 듣던 아티스트의 라이브 공연.
(@ Music Hall of Williamsburg)
작은 공연장임에도 사운드와 조명이 완벽했고,
공연장에 있는 사람들이 음악에 취해 즐기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머리 위 디스코볼이 만드는 별 빛, 그리고 노래에 맞춰 바뀌는 조명 빛.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에 우리를 넣어둔 것 같았던 분위기.
Can you see to this harmony?
늘어지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Mild High Club의 라이브를 들으니 몸이 녹아내린다.
뉴욕의 하루하루가 하나도 계획돠지 않았음에도,
우연히 만나게 되는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로 조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