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alling for Zumba

Yi Zumba in Orlando



 

2012년, 조지아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였다.
워낙 학교에 휘트니스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어, 
다양한 수업에 참여하다가 알게 된 줌바.



라틴, 힙합, 에어로빅, 운동 모든 게 섞인.
춤과 음악을 좋아하고 흥이 넘치는 나에게 딱 맞았던 거다.




그 이후로도 한국에 돌아와 학원을 찾아 꾸준히 다니고,
2년 전 강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뭔가에 빠지면 끝까지 가보는 성격의 단적인 예.)



관심이 워낙 많았기에,
매년 플로리다에서 줌바 컨벤션이 열리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항상
'저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겠지.'
'그래도 한 번 가보고 싶긴 하다.'
라며 생각만 하던 찰나.



때마침 이번이 줌바 컨벤션 10주년인 거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가보고 싶으면 가보자.'
그렇게 1년 간 기대하고 기다려온 컨벤션.




플로리다에 도착해서 사전 등록 하러 갔다.
이미 전문적인 줌바 강사들 사이에서,
혼자 씩씩하게 걸어가는 길.




다들 웃으며 어디서 왔냐며 멋지다고 말해주는데,
갑자기 노래가 나오자
모두 다 같이 짠 듯이 비슷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맞다.
이게 줌바의 매력이였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몸과 손동작으로 가르치고 표현하고
그냥 함께 즐기는 것.




나에게 줌바는
교환학생 때에는 즐겁고 새로운 시간을,
한국에서는 매주 스트레스를 푸는 나만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피곤해도 줌바는 했다.
나 스스로와의 약속으로,
매 주 지키고 싶었다.




줌바 이름이 아줌마 같다고,
에어로빅 아니냐는 편견에도.
내가 이렇게 줌바를 계속 해온 이유.
여기 와서 다시 한 번 느낀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거다.


1. 물질적인 것
2. 정신적인 것



1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1번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사람 욕심에는 끝이 없다.
즉, 이 것이 진짜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는 거다.



물질로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고 집착하다보면,
더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물질만으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2번은?
물론 어렵지만, 이게 진짜다.
일단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행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 때 행복할까.
나는 나로 인해 내 주위 사람들이 웃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할 때,
행복하다.



그런 내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나는 의사도, 상담사도 아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전문적으로 치료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내 주위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진심으로 공감해줄 수 있다.
(이게 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좀 더 나아가서 최소한이 아닌, 내 노력을 더 하여.
주위 사람 뿐만 아니라, 더 큰 범위로.
내가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고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바로 줌바, 그리고 운동.




나는 몸 건강과 정신 건강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함과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
그렇기에 꼭 오고 싶었던 줌바 컨벤션.



운동을 할 때의 기쁨, 에너지,
그리고 행복함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줌바를 비롯한 모든 운동 수업은,
누가 가르치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에게 실력보다 중요한 게 있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웃고, 즐기고,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것.
사실 이거면 된다.





여기, 비슷한 에너지와 기운을 가진,
전세계 (99개국)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이 4일동안 내게 전해줄 긍정적인 에너지와 깨달음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담고 느끼고 간직해야겠다.



그리고 그 모든 걸 내 주위에 나누고,
다 함께 행복해져야겠다.




그래서 언젠가, 먼 훗날.
운동을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
혹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
이들을 위해 작은 소규모 수업을 여는 거다.
(+ 운동을 싫어하는 엄마가 같이 할 그 날까지.) 



그게 비록 단 몇 명 뿐일지라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그런 '이줌바'의 수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Day 1-2 in Orla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