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ess Mind
무책임했다.
무작정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예상했다.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며 조금씩 알 수 있었다.
힘들었다.
같은 정도의 시간인데
좀 더 길게 남아서.
같은 정도의 온도인데
좀 더 따뜻하게 남아서.
같은 정도의 향기인데
좀 더 깊게 남아서.
기대지 않는 것과
기댈 수 없는 것은
엄연히 달랐다.
또
기대하지 않는 것과
기대할 수 없는 것도.
하지만, 생각보다는 쉬웠다.
하루 아침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서히 일어나는 일들은
조금씩,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궁금해하기 싫었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서로를 기억에서 지우기로 했다.
잊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