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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MY ONLY


 

어릴 때 부터 
일찍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26살에 결혼 후 미국을 가겠다며.
(이미 훌쩍 지나버렸지만.)





아마도 힘든 학생 시절부터
함께 의지하며 미국에서 생활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항상 든든한 아부지와
사랑스러운 어무니처럼.
나도 언젠가 부모님 같은 부모가 되어,
이런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해왔던 거다.





잘 생각해보면,
그 때의 부모님은
지금의 나보다도 훨씬 어리셨다.




부모님만큼,
혹은 그 반이라도 하고 싶어
뒤를 쫓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도 
어떤 길을 가라고 
강요한 적 없으셨고,
항상 조언과 응원은
아끼지 않으셨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편이자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였다.




하지만 동시에,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가르쳐주셨다.




나에겐 항상 1순위인
가족.




그런 가족에게
특별한 일이 없다는 것.
큰 일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잊고 지냈다.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다.
우리가 조심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차를 피할 방법은 없었다.







거제의 봄을 눈에 담고
자연을 발로 느끼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맞이했던 사고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또 함께 있는 것의 감사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자주 지나던 집 근처 음식점에서
 따뜻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먹고,
집에 들어와서 셋이 꽉 안았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다.
함께 다치지 않고 살아있음에
다시 감사한 하루였다.






이제는 더 이상 마냥 애처럼
부모님의 뒤를 졸졸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옆에서, 그리고 앞에서 
지켜드리고 이끌어드려야 할 때.




막내 딸이 좀 더
든든하고 듬직해져야겠다.

 

DAY 1-4 IN GEO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