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Forget
To remember
괜찮은 나에게 훅 들어와
콕 누르고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
마치 기특하게 꾹 참거나 버텨온 시간들을,
'이래도 너 괜찮아?'
하고 얄밉게 놀리듯 말이다.
'나는 왜 이렇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여러 가지여서
가끔은 무뎌지고 싶은 시간들이 있었다.
나조차 몰랐는데,
나에게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한 거였다.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
대학교 때, 휴학하고 엄마에게 뚝딱- 요리 몇 개를 배웠었다.
그리고 시간이 될 때,
요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각 메뉴에는 레시피가 있고, 필요한 재료의 정량이 적혀있다.
근데 나는 특히 양념을 만들 때, 내 멋대로 줄이는 습관이 있나보다.
(설탕 1 큰술은 0.7 정도로, 간장 2 큰술은 1.5 정도라던지.)
선생님은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성격이 보인다고 했다.
(벌써 마지막 수업이 다가오는데, 그동안 많이 답답하셨을 것..)
재료 하나를 손질하는 데에도 참 오래 걸린다.
야채를 하나하나 오랜 시간 물에 씻고,
칼질을 할 때도 천천히, 플레이팅도 긴 고민 끝에.
적힌 그대로 정확하게 하고 싶은 마음과
한편으론 조심스러운 마음이 충돌하다가.
또 예쁘게 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거다.
짧게나마 요리를 배우며,
부모님과 나눠먹을 생각으로
정성을 다했던 시간들.
조금 늦은 홀로서기이지만
혼자 밥을 해먹고 살아갈 시간이 오고 있다.
한 달 뒤 뉴욕 집에 돌아와 혼자 요리를 할 때엔,
정확하고 조심스럽고 예쁜 음식보단
빠르고 간편한 음식을 하겠지만.
매 순간 정성을 다해 예쁘고 맛있는 요리를 해줬던,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