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ing Away

Every chance that we had

 


너무 흐릿해서 의심할 수 없고
너무 분명해서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들.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흐릿해져 아쉬울 때가 있다.


그 날의 온도, 햇빛, 바람, 날씨.
작은 것들까지 모두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



맑은 날씨. 비가 주룩 내리는 날씨. 바람 부는 선선한 날씨.
날씨를 내가 정할 수 없지만,
그 곳에 머물렀던 우리의 날씨를 기억할지 말지는 정할 수 있다.





전시 중 가장 좋았던 부분 중에 하나.
내 앞에 있는 5가지 다른 문,
각 문을 밀고 들어가면
자연스레 들어오는 각기 다른 색의 빛.


닫혀있을 때는 희미했던 그 빛이
문이 열리면서 천천히 환하게 보이는 거다.





이상하게 자꾸 신경 쓰이지만
그러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말하고 싶어하지도,
해결하고 싶어하지도,
마주하고 싶어하지도 않아 하는 것.



그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렵게 열렸던 문들도 닫혀버린다.



그토록 밝았던 빛들도
얇은 빛줄기로 남아버린다.





날씨와 빛이
똑같이 기억되길 바랬어도,
이 모든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다.


다른 문이 옆에서 열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JUST ANOTHER DAY BACK IN SEOUL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