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h La LA_03
I just want more time
어릴 때 일요일 아침마다
오빠랑 디즈니 만화동산을 꼭 봤었다.
나이가 들어도 디즈니랜드는
항상 설레고 또 기대되는 곳.
역시 모든 라이드는 줄이 길었다.
주위를 보는데, 사춘기 소녀와 아빠.
그 둘이 눈에 들어왔다.
딸이 좋아하는 곳에,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그 긴 줄을 기다리는 마음.
모든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아마 디즈니였던 것 같은데)
아부지가 유모차에 앉은 내게
눈을 맞추며 핫도그를 주는,
어릴 때 사진이 기억났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더 눈에 띄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반가운 모바일 청첩장이 왔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같이 성장한,
그 예쁜 모습에 엄마 미소를 짓고는.
우리가 언제 이렇게 커서
결혼을 하는 나이가 됐나,
‘우리도 나이가 들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참석할 수 없는 날짜임을 확인하고
아쉬운 마음만 전해야 했다.
꼭 매일 만나지 않아도
예전처럼 자주 보지 못했어도
사이가 조금은 소원해졌다고 느껴질 수 있어도.
함께한 시간과 추억.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변함 없을 수 있다.
행복한 너의 모습에
나도 행복해지는 게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다.
(축하해, 우리 깡 ❤)
소중한 사람들의 특별한 순간에
내가 함께 할 수 없는 것.
문득 보고픈 사람들이 많은 오늘이었다.
1년 정도 다녔던 초등학교와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지낸 집에
다시 다녀왔다.
모든 건 그대로이고,
이 곳은 여전히 여유로운데.
내 시간은 왜 이리
점점 자꾸 빨라지는지.
잠시만
일시 정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