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Movements

There's an explosion of feelings inside



운전은 평생의 숙제.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고
역시나 삭신이 쑤셔, 기절했다.



그래도 잔뜩 올라갔던 어깨를 내리고
몸에 힘을 빼고 멀리 내다보려고 했다.
그거면 됐지.


“왜, 열차가 계속 안 오면 그냥 나가서 택시나 버스 타면 되는 거 아니에요?”
”매몰 비용이 문제예요.”
”매몰 비용?”
”10분을 기다렸으니 이제 5분이면 열차가 오겠지.
한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하루를 기다렸으니…
게다가 시간표를 보고 싶으면 언젠가 정말 열차가 도착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이곳에 묶이는 거죠.”


오지 않는 열차.
모든 계절을 머금고,
대합실에서 묵묵히 열차를 기다리며 묶여버린 발.




걷는 법과 뛰는 법.
때로는 기분 좋은 스텝을 밟고 점프도 하는 법.
하지만 묶여버린 발.



“언어라는 특권.
지식인의 의미는 세련된 언변이 아닌 해석 가능성에 있다.
단어와 생에는 여러 함의가 있고,
특권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해석 가능성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윤리적으로 우월해지려는 게 아니라
함께 가기 위해 윤리를 꺼내올 뿐이다.”



나는 타인을 의식해서 무거워지는 사람을,
그리고 그들의 소통 방법을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스럽지 않은 의식의 흐름은 차치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그런 느낌이 싫은 거겠지만.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만.
그리고 그 중요성도 잘 알고 있지만.
타인에게 보이고픈 모습을 꾸며서 사는 그 삶은
대체 얼마나 피곤할까 싶기도 했다.


스스로에 심취해서
‘의식 있는 나 너무 멋져. 이런 나를 좀 봐주세요.’ 말고.
우월감을 느끼려는 이기적인 행동 말고.
깊은 내공과 생각들로 단단해지는 각자의 삶들을 원한다.
(또 솔직히 그렇게 티를 안내고도
우리 모두 충분히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고.
가능한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짜는 큰 소리로만 전해지는 건 아니다.
겉멋과 차원이 다른 큰 울림이 있으려면 말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려고,
(심지어 생각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저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 이용하려는 마음일 수도 있지.)

자극적인 단어들과 혐오로
똘똘 뭉친 모습들에서는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무렇지 않은 걸 아무렇지 않게 하는 법.
요즘 내가 하고픈 것들.
그동안 아무렇지 않은 것들은 너무 힘들게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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