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e Your Pain
Can you show me where it hurts?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저런 단계까지 가기 위해
어떤 노력과 시간을 가졌을지.
그런 것에서 경외심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다.
몰라서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나는 새로운 것들이 좋고,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지만.
특정 부분에서는 나와 너무 다르거나,
지나치게 낯설고 새로운 것에는
숨어버리곤 한다.
원래부터 그렇지는 않았는데.
경험과 시간들이 모여서 방패가 되기도 하고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싫은 마음이 되기도 했다.
언제나 새로움은 신선하지만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무서움, 서운함, 두려움.
내가 굳이 그 마음들을 안고 뛰어들어야 하는지.
생각이 겹겹이 쌓일 때에는 머리와 어깨가 무겁지.
그토록 기다려왔던 순간을 앞두고.
마냥 행복하고 설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매번 곱씹어 보곤 한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지?
대면 졸업식을 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축하를 받고
함께한 친구들과 함께 고생했다고.
우리의 계획들을 다시 펼쳐서 보곤 했다.
너무 이상적이어서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을지 몰라도
매듭 지어지지 않았던 뉴욕에서의 시간을 잘 마무리할 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2017년 여름,
9시 45분의 늦은 첫 저녁 식사.
닫기 전의 레코드샵.
선선한 바람과 해지는 모습을 보며 봤던 야외 공연.
늦은 밤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먹었던 팔라펠.
미술관 투어. 갑자기 내렸던 비.
빗속을 뛰었던 순간.
겨우 시간 맞춰 그림을 그리러 갔던 공방.
그리웠던 한식과
동네 밤 산책, 포켓볼.
주말 아침의 산책과 베이글.
아트페어와 영화.
그리고 어루만진 턱의 상처.
이게 끝이 아니라며
열심히 공부해야할 이유를 찾았던
5년 전의 나는.
수줍은 소녀이기도,
설렘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겠다.
그리고 일기장에는 매일 같이
조급해하지 말기
서운해하지 말기
를 적어뒀었다.
주문같이 적어뒀던 문장이
약이 됐을지, 독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제일 중요한건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