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l the Sun

Just something I want to feel with you




우리의 주된 결점, 우리를 불행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주위에 늘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 있다.




바로 리샤모의 탄생 이유,
그리고 리샤모의 정신이듯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보다 다정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법.
항상 말하듯 다정함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시간들.
예전부터 좋아하던 뮤지엄과 갤러리,
그리고 샵들을 부지런히 들렀다.









취향 뒤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기제를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의 미적 감각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제를 이해하면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단순히 얕보고 비방하는 행동을 멈출 수 있다.








주말에만 열리는 플리마켓은
사람들의 손길이 느껴져서 더 재밌었고.
아버지와 딸이 미술관에서 같이 작품을 감상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이런 문화가 있어서,
조금의 차이들이 쌓이는 것일까.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알려주는 길잡이라고 했다.








우리에겐 직관, 의혹, 육감, 모호한 공상, 이상하게 뒤섞인 감정이 있으며,
이 모두는 단순 명료한 판단을 방해한다.




예술가는 개인의 정체성처럼 유동적이고 불분명한 어떤 것을 다룰 수 있고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제시할 수 있다.






예술에 진심인 이곳.





우리는 성찰의 과정을 포기한다.
우리는 사랑, 정의 또는 성공의 개인적 의미를 대부분 결정하지 못한 채 다른 것으로 넘어간다.






이곳에서 특히 더 반성과 자극이 넘쳤던 날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덮어두고 독일로 넘어갔다.







나에게 독일은 예전 교환학생 친구 결혼식 파티 때 이후로
거의 기억이 없는데,
처음에는 파리에 비해서 투박하고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는 잠시만 들러서 거의 경험한 것이 없고,
지금까지의 베를린은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러프한 자유로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모든 장소, 모든 시대에 우리 앞에 진열되어 있진 않다.
이질적인 것과의 연결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너무나도 이질적인 것들을 마주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에서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하는 법.
적어도 그런 연습을 하고 있는 거겠지.







이제 조금 뒤면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다시 현실 복귀할 시간 없이 바로 또 바쁘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을 잊지 않고
나답게 잘 적용해서 더 성장하고 싶다.









떠나기 전 마음을 무겁게 했던 프로젝트는
시차 때문에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도 많은 도움으로 잘 이어가고 있고.
결국에는 내가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꼭 한곳에 있어야만 하는 삶이 아니라,
어디서든지 일을 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때까지 더 힘내봐야지.


Until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