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In My Heart

You're an angel from the skies


리샤모 커뮤니티는 3월에 다시 부활해서
어느덧 3번째 모임을 가졌다.
이번에는 여의도 피크닉을 기획했었는데,
쌀쌀한 날씨 때문에 실내로 장소를 변경했다.






사실 저번 주 컨디션이 내내 엄청 좋진 않았다.
조찬 모임을 못 갔던 것부터,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란 것을 알아서 더 조심한 것도 있었다.






그래도 리샤모 커뮤니티 날이 너무 설레고, 기다려졌었다.
오랜만에 오리지널 멤버들이 다 모여서
4시간 넘게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하고
또 깊은 대화를 함께 나눴다.







아름다운 꽃, 감미로운 음악,
맛있는 음식, 음료가 있었던 저녁.
그리고 서로의 성장을, 새로운 멤버들까지 함께 한 밤.








해가 질 때는 옥상에 올라가서 한강과 빌딩들을 봤고.
또 서프라이즈 케익까지 준비해 준 덕에 5월까지 생일 파티도 한 셈이었다.






사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리샤모 모임이 굉장히 큰 전환점이었다는 말.
그리고 그 사이에 너무 긍정적으로 성장했다는 말.
앞으로가 기대되어서, 용기가 생기고 희망이 보인다는 말.
어릴 때부터 선한 리더가 되고 싶었는데, 나를 보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말.
리샤모는 사랑이라는 말.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비언어적 사랑을 주는 사람이 있다.
다정한 시선, 만개한 웃음, 친절한 손길, 나에게 쏠린 자세, 기다림 등
말하지 않아도 사랑이 느껴지는 표현은 마음의 빈틈을 아주 세심하게 메꿔준다.
사랑한다는 말을 귀로 듣는 것도 좋지만 때론 상대가 해주는 사소한 행동이 나는 참 좋다.
살다 보면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 마음이 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애정을 가끔은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며 사랑해야지.




더 잘 하고 싶어졌다.
이 사람들과 오래오래 같이 건강하게
따로, 또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너무 설렜다.







그래.
할 수 있어.









그리고 그다음 날, 병원에 갔다가
리샤모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 서 있던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아이러니하게 너무 충만한 하루를 보낸 다음 날,
살면서 처음으로 정신을 잃었다.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면서 앞이 잘 안 보이다가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아저씨가 나를 엄청 흔들면서 정신 차리라고 소리치던 것.






모든 신경이 너무나도 천천히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잘 안 들려서 내가 에어팟을 끼고 있나 했던 것 같다.






몸을 겨우 일으키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잘 안되자,
앉아있으라며 나를 챙겨주시던 버스 기사님과 주변 어르신분들.
물을 건네줬던 외국인, 119를 불러주신 분들.




그리고 119가 올 때까지 정차한 버스를 이해해 주고 기다려주셨던 분들.
죄송한 마음에 가시라는 말을 하고 경찰분 옆에 앉아 맑은 공기를 맡으면서
너무 놀라고 당황하고 힘들어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해외 출장으로 바쁜 걸 알았지만,
생각이 가장 먼저 나서 전화를 걸었다.
울먹이는 내 전화에 너무 놀랐던 너와 너의 목소리.







구급차가 왔는데, 당장 응급실을 갈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고,
요즘 응급실 상황이 어떤지 더 잘 알아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에 아주 혹시라도 이런 일이 있으면 무조건 가기)







구급 대원 분들이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고
정말 안 가도 되냐고 몇 차례 묻고,
혹시라도 힘들면 언제든 다시 연락하라고 했다.








경찰분들도 너무 걱정해 주시면서 꼭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다.
집에 갈 건지, 어떻게 갈 건지, 택시는 잡았는지
엄청 친절하게 챙겨주셨다.









아이러니하게 너무 충만한 하루를 보낸 다음 날, 나는 쓰러졌고
살면서 가장 힘든 날 중 하루로 기억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이 아직 살만하고 따뜻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진짜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시 한번 바뀐 계기가 되었다.
정말 잘 살고 싶다.










걱정하는 연락들과 급 취소하게 된 일정들에 너무 미안했지만
오랜만에 집에서 푹 쉬고 일부러 더 먹고
영양제에 약까지 챙겨 먹은 며칠.









일이 많이 밀려서 다시 출근하는 월요일 출근길이 마냥 싫지 않았다.
따뜻한 햇살을 즐기다가 조금 힘들면 그늘 밑에서 쉬고.
밀린 주문 택배를 보내고, 커뮤니티 공지도 올리고.
신제품 사진 작업도 했다.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그런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지.
모든 것에 감사한 시간들.

Deep In My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