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Wide Awake
I know I'll find you and I know you're not very far
메뉴 테이스팅도, 플라워 미팅도 다 끝났다.
우리다운 날이 되었으면.
성시경의 넷플릭스 ‘미친 맛집’ 속 마츠시게 상과
성시경의 표현 사이 깊이의 차이에 대해 토론했던 밤도 있었고,
최근에 혼자 재밌게 봤던 독립영화들을 나누며 웃었던 밤도 있었다.
결국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게 되어 있다고,
타협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되뇌던 그런 밤도 있었지.
수십 갈래로 뻗어나가는 나의 인생을 본다.
그중 살아낼 수 있는 건 오직 하나의 생뿐이다.
”그게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최고의 나야.
고통과 환희가 하나라는 걸 모르지 않다는 듯이,
비와 천둥의 소리를 이기며 춤추듯이,
무덤가에 새로운 꽃을 또 심듯이,
생을 살고 싶어.”
인생의 전환점을 앞두고는 오히려 덤덤해진다.
그래서인지 이상한 자신감도 생긴다.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
말만 다정한 사람이 아닌, 차라리 투박한 사람이 나았다.
말보다는 행동이 우선적으로 튀어나오는 사람.
행동이 다정한 사람이 최고였다.
한결같은 사람.
변덕이 없고 잘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 일관성이 있고 눈이 맑고.
상스러운 말투가 아닌,
적어도 본인이 한말은 기억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
무던하고 따수운 사람.
나를 깎아먹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나다운 연애를 통해 자존감을 높여 주는 사람.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내 기분보다 우리의 지금을 소중히 할 수 있는 사람.
만나면 다 잊고 안정적으로 친구처럼 시간 보낼 수 있는 사람.
우리가 바라는 건 거창한 러브스토리가 아니고.
평범한 하루에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것.
그 자체로 관계는 빛이 나니 사랑의 진짜 모습은 극적인 순간보다
일상의 작은 틈새에 스며든 소소한 교감에 있는지도 모른다.
노을이 질 때 서로의 그림자가 겹쳐지듯,
두 사람의 삶이 하나로 스며들 때 그 모습은 가장 영롱한 빛을 발한다.
그것이야말로 수많은 시간을 견뎌낸 사랑의 증거이자,
우리 모두가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의 완성이 아닐까.
그리고, '폭싹 시리즈'를 다 봤다.
일부러 사람들 많은 곳에서 한 편씩 봤는데
(눈물이 덜 날 것 같아서…)
그 독백 문장들을 보며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생각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만큼 멋진 사람도 없다는 걸 새삼 느꼈던 날들.
날이 따뜻해진 덕분에 운중천을 따라 산책도 하고,
건강한 음식도 요리해 먹고,
가고 싶던 카페에도 다녀왔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몸과 마음,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결국, 제일 멋진 삶 아닐까.
깨어있자,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