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 Get Set, Go!
선택과 집중, all about team-work
목표를 잃지 않는 일관성과, 변화를 구할 줄 아는 융통성만 갖춘다면
그것으로 여행 준비는 다 된 셈이지.
너의 욕망이 일관성을 인도할 것이고, 너의 이성이 융통성을 이끌어줄 테니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점점 더 알아가고 있다.
내가 덴마크에 온 이유는 잃어버린 나를 찾고, 채우기 위함이었다.
떠날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 곳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일을 하다보면, '아 이 정도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는 반면,
이 정도면 됐음에도 불구하고, 멤버들끼리 끊임 없이 소통하고 발전시켜가는 프로젝트가 있다.
각자의 장점 및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며 진행하는 프로젝트만큼 이상적인 것이 있을까.
한국의 맛과 멋을 코펜하겐에 알리려는 Kopan 과의 작업이 그러했다.
신입으로 음악 제작팀에 처음 입사했을 때,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밤을 새곤 했다.
가장 놀랍고 새로웠던 것은 수많은 스텝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만,
빽빽한 타임테이블 속 촬영이 모두 끝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켜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완벽한 한 장면을 위해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헤어, 메이크업, 촬영감독, 조명 감독, 음향 감독 등등
모든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우리도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싶었고 더 완벽한 결과물을 원했지만,
주어진 시간에 모든 컷을 촬영하기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했다.
물론 조금은 서툴었지만, 멤버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끝까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신뢰하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오랜만에 엄청나게 집중했고, 또 뿌듯했다.)
나는 덴마크에서 일관성과 융통성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
나를 찾아가고 채우려는 일관된 목표는 유지한 채, 여유를 즐기며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 면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여행은 매우 성공적이다.
집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왔다.
침대에 누워 과거 뮤직비디오 촬영들과 오늘 스튜디오 촬영을 비교하며 생각해봤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시간 관리, 그리고 현장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람.
결국 이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다.
팀워크만큼, 사람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