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llaby for You



- <영화의 이해> 수업 시간, 22살 대학생 이종화의 영화 추천.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프랑스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추천하고 싶은 이 영화는 불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기다리며 가족과 함께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영어 제목 , "Lullaby for Pi" 와 한국 개봉 시 제목, "어느 날, 사랑이 걸어왔다" 이 두 제목 사이의 연관성을 상상하기 어려웠고, 제목만 보고 내용을 유추하기 힘들었다. 
(한국에서 개봉 시 사용된 제목이 원래의 제목이 전해주는 감정-'파이를 위한 자장가'라는 따뜻한 느낌, 감성-을 충분히 전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수업 시간에도 배웠듯, 프랑스 영화는 다른 나라의 영화와 비교하여 예술적인 측면이 강조된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보기 힘들어 지루할 것 같았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영화 스타일은 각자의 취향 차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화를 볼 때 영상미와 음악, 전반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이전에 "미드나잇 인 파리", "500일의 썸머"등 의 영화를 좋아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 또한 잔잔함 속에서 색채감과 영상미가 어우러지면서, 음악이 두드러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임팩트가 있거나, 가슴을 쿵쾅되게 하는 긴장감이 있진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기게 되고 자꾸 생각이 나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해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샘과, 과거의 기억이 없어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으로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파이의 만남. 이 둘의 만남은 화장실에서 이루어지는데, 다른 영화와 달리 정말 특이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 둘의 상처 치유와 공감, 그리고 사랑은 색다른 재미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마음 상태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기호로 샘 방의 창문이 이용되는 점 또한 흥미롭다. 이들의 마음이 굳게 닫혀있을 때에는 창문도 굳게 닫혀 있으며, 이 둘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서로의 마음이 열릴 때에는 창문 또한 활짝 열린다. 

  

  이 둘은 과거의 상처에 의해 (샘은 과거의 사랑, 파이는 과거의 기억) 마음이 닫혀 있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과거를 인정하고 나아갈 때, 둘만의 새로운 시작이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문득 이 영화처럼, 사람의 일은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으로 아파하고, 사람에 의해 상처 받다가도 사랑으로 다시 행복해하고, 또 사람에 의해 치유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종합적으로, 두 주인공 모두 과거에 의해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정말 '사고'처럼 만나,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어루만져 주면서, 다시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아름다운 음악과 몽환적인 색채로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하여 추천하게 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힘든 과거나 감추고 싶은 상처가 하나씩 있을 것 이다.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힘든 과거, 상처, 두려움, 불안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이다. 어떤 이들은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 더 나아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괴로워 할 것이다. 반면, 어떤 이들은 그 과거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그를 통해 얻은 교훈이나 감정, 느낌 등을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통해 치유받고 또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아픔과 상처가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하다."라는 말 처럼 아픔과 상처 뒤에 또 다른 행복을 맞이 할 수 있다. 그 캄캄한 어둠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으로만 밝고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고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 처럼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있다면, 제목처럼 정말 어느 날, 사랑이 걸어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