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Go
살아 숨 쉬는 것에 대해
하루가 도대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때.
머-엉 상태로 찝찝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때.
이렇게 날짜 개념도 없이 시간이 흘러갈 때가 많았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놓치는 게 많아진다.
건강한 몸, 맑은 정신, 사랑하는 사람들.
가장 소중한 것들에 소홀해지는 것만큼 바보 같은 게 있을까.
분명 내 삶인데, 그 안에 내가 없을 때가 많고
다 행복하려고 사는건데, 행복하지 않을 때가 많다.
여러 파도에 휩쓸리다보면, 무엇이 중요한지 까먹을 때가 많았다.
브룩클린으로 옮긴 후, 좋은 점은 야외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워낙에도 몸을 움직이길 좋아하는데,
답답한 실내가 아닌 자연에서 숨을 쉬며 운동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
사실 평소에는 요가를 좋아하지 않지만,
(나의 흥에 비해 너무 정적이다.)
마음을 열고 요가 수업을 가보기로 했다.
누우면 보이는 파란 하늘.
햇빛을 살짝 가려주는 얇은 천.
옆 작은 분수에서 들리는 물 소리.
그리고 멀리서 날아오는 새.
몇 동작을 반복하며 그간 뭉쳐있던 근육을 풀어주는데,
너무 시원하고 개운하다.
모든 걱정을 내려놓으라는 강사의 말과 함께
코로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입으로 깊게 내뱉는 순간.
정말 오랜만에 내 몸에, 그리고 내 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뭉쳐있는 근육들에서 그동안의 피로가 느껴졌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경직되게 살았는지.
앞으로 내 몸과 마음에 절대 소홀하지 않기로 한다.
너무 욕심내며 살지 않기로 한다.
몸과 마음이 무거워지고 굳을 만큼의 걱정도 하지 않기로 한다.
단지,
살아 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