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y Side

비 맞은 생쥐도 친구가 있으면


 

 


찌뿌둥한 하루.
오후까지 푸욱 쉬다가,
콕 찜해 둔 자켓을 사러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상쾌하게 출발하려는데, 날이 흐려지기 시작한다며 우산을 챙겨주는 지은이.




정말 거짓말처럼 출발하자마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처음엔 이러다 말겠지 싶어, 씩씩하게 걸어갔다.
근데 먹구름이 몰려오는게 느낌이 쎄-하다.





점점 천둥번개가 치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하다.
결국 집에서 10분 거리의, 그 가까운 곳을 1시간에 걸려 다녀왔다.





비가 쏟아지자 마자,
어디냐고 걱정된다며 카톡, 문자, 전화를 하는 지은이.
(워낙 다사다난한 여행이라, 혹시라도 번개에 맞을까 걱정됐다던.)




처음엔 하루종일 집에 있을 때는 맑다가 왜 이러나 언짢았고,
샤워하자 마자 비에 젖는 기분이 매우 찝찝했다.
내가 밖에 있는 1시간동안 천둥번개, 폭우를 거쳐 거짓말처럼 또 비가 그쳤다.

 




하지만
날이 맑으면 보지 못했을, 그냥 지나쳤을 바닥의 그림을 보게 됐고,
다시 한번 누군가 나를 이렇게 걱정해준다는 걸 알게 됐다.
(나중에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책을 내면 너무 의미 있을 것 같다고.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예쁜 카메라를 선물해주는 지은 할머니 고마워.)





비를 쫄딱 맞고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게 감사한 하루였다.
(생고생하며 산 이 자켓은 두고두고 오래 입겠지.)



 

DAY 14 IN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