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After Wave
slowly drifting
Just living is not enough.
One must have sunshine, freedom,
and a little flower.
-H.C. Andersen
걸어가는 데, 음식점 앞에 써 있는 이 문구를 봤다.
공교롭게 오늘, 지은이가 부모님 에어비앤비 집에 꽂아두라고 꽃을 선물했다.
햇살, 자유, 꽃.
모든 게 갖춰진 덴마크에서의 일상이다.
(드디어 kopan express가 오픈했다.
이미지 촬영부터 푸드트럭 페인팅, 거의 모든 과정을 지켜봤기에 더 감회가 새롭다.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선 kopan이 더 잘 되었으면.)
지나다니는 거리에 흰 모자를 쓴 사람들이 자꾸 보인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하고 지나쳤다.
길을 걷는데 이번에는 트럭이 자꾸 보인다.
흰 모자 무리가 트럭 위에서 노래에 맞춰 춤추며 소리를 지른다.
이벤트 혹은 퍼레이드인가 하는데, 그러기엔 트럭들이 너무 많다.
알고 보니 지금이 딱 덴마크 고등학교 졸업 시즌.
졸업 시험을 마친 후, 같은 반 학생들끼리 단체로 트럭을 빌려,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부모들에게 음식과 맥주를 받고 축하를 받는 거였다.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소리 치고 빵빵 거리는 이들에게,
길거리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고 웃어준다.
(마치 자신들의 과거를 보듯)
지나가던 차들이 답례로 빵빵을 해주며 축하해준다.
하루종일 트럭 위에서 춤추며 술 마시며 돌아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지나치며 만나는 모두가 함께 축하해주는 분위기.
보고 있자니 내가 다 신나고 기분이 좋다.
자연스레 내 중, 고등학교 졸업식을 떠올려보게 된다.
중학교 때는 서로 밀가루를 던지며 장난스럽게 축하했고,
고등학교 때는 대학 진학 여부나 수능 점수에 따라 축하하기도 조심스러웠다.
오늘 이 축제 분위기는 모두를 즐겁게 해준 것 같았다.
자유를 앞둔 이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두에게,
응원을 하듯.
하나의 파도를 넘기면, 또 다른 파도가 넘어오기 마련이다.
물 속에서 힘을 주면 몸이 가라앉게되고,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
그래서 몸에 힘을 빼고, 물 위에 떠 있는 연습부터 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천천히, 자연스럽게 떠내려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