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is New

 오래되어 더 새로운 것들, 숨겨진 보물


 

고등학교 때 부터, 내 방을 꾸미는 걸 참 좋아했었다.
(한 때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꿨을 정도로)
벽지, 조명,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 고르며, 나만의 공간을 채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벽, 바닥, 조명, 가구, 소품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합쳐져 조화를 이룰 때,
공간 특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하나가 너무 튀어서도, 그렇다고 너무 심심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뉴욕으로 떠나기 전, Kopan과의 작업이 한창이다.
물론 비싸고 화려한 새 가구들도 있겠지만, 여러 이유로 우린 이 공간을 색다르게 채워보기로 한다.
한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중고 가구 탐험'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손 때가 탄 물건들이지만, 열심히 찾다보면 정말 '물건'이 나온다.
지은이와 집중해서 테이블, 벤치, 의자, 스툴, 화분, 액자 등을 고르다 보니, 어느새 트럭이 가득 차다.
그리고 막막하기만 했던 매장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기대가 된다.



완벽한 세트가 아니지만, 오늘 우리가 고른 모든 것들은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오히려 딱 맞춘 느낌은 촌스럽고, 또 너무 새로운 것은 쉽게 질린다.




회사에서 클래식하고 새련되게 옷을 입는 선배를 보고, 
"선배님, 코트가 너무 예뻐요." 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자 선배는 어머님이 입던 코트라고 하셨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다.



물론 새로운 것의 매력이 있지만, 때로는 오래된 것이 더 멋스럽다.
새로움에서 나올 수 없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진짜 보물은
오랜 시간 곁에 남아 있는, 
새롭고 화려한 것들에 가려져 숨겨져 있던,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이 아닐까.

 

 

Day 11 in Den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