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Has Come
New Korean Kitchen, Kopan
드디어 우리의 천 가방, 티셔츠가 나왔다.
그리고 오늘은 kopan 매장 오픈 날.
(정식 오픈일이 1주일 미뤄졌다.)
같이 정식 오픈하고 싶었는데, 출국 다음 날이 정식 오픈이라니.
다시 오라는 뜻으로 알고, 아쉬운 마음은 접어두기로 한다.
지은이와 매장에 어울릴 만한 꽃과 식물을 사고,
각 테이블마다 초와 화병을 놓고, 정리를 도왔다.
5시부터 Pre-open 이벤트로
선착순 50명에게 kopan표 공짜 비빔밥을,
그 이후 손님들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진행했다.
"매장 오픈합니다.
5, 4, 3, 2, 1!"
박수와 함께 우리는 준셰프님 키친 보조로,
오픈 현장에 함께 했다.
줄 서있는 사람들을 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지은이가 밥을, 내가 고명을, 셰프님이 마무리를.
쪼림이 소스 설명과 전달을. 브사장님은 손님 맞이를.
그릇을 싹싹 비우고 웃으며 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뭉클하다.
맛있게 먹었다고, 재료가 신선하다고.
이웃주민인데 자주 오겠다고, 행운을 빈다고.
이 공간이 어떻게 이렇게 변했냐고, 축하한다고.
처음 kopan 매장을 보고 막막했던 또 떠오른다.
들어오자마자 있는 기둥을 어떻게 할지, 동선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한정된 돈으로 어떤 가구를 사야하고, 테이블은 어디에 어떻게 놓고,
화장실은 어떻게 하고, 키친은 어떻게 바꾸고,
상대적으로 좁은 이 공간을 어떻게 cozy하게 만들지.
오픈하기 직전까지도 실감이 안나던 그 순간.
종종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곤 한다.
불가능할 것 같은게 이뤄져서 기쁜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함께 고민하고 과정을 같이 보낸,
그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 즐겁고 뜻깊은 거다.
첫 손님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뒷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새삼 덴마크에서의 모든 순간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다이나믹했거나, 잔잔했거나 상관 없이.)
이제 곧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분명 kopan과 이번 프로젝트로 만난 사람들과는 오래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느껴보지 못한 뿌듯함과 성취감,
항상 응원하고 싶은 곳이 생겼다는 자체가 벅찬 하루.
Kopan의 새로운 시작.
그 준비 과정과 시작, 모든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