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Upstairs
Hygge your life in 'Hygge-so'
'휘게'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사실 덴마크 사람들을 '휘게'라고 하지 않고 '휴게'라고 한다.)
물질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소박하게 살면서 가족, 이웃과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행복을 추구하는 덴마크식 생활 양식.
지은이와 틈새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며 우리 브랜드 이름을 정하는데, 갑자기 휴게소가 떠올랐다.
그렇게 우리의 'Hygge-so',
그리고 첫번째 프로젝트 'Rooftop Parasol'이 탄생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작한 티셔츠와 천 가방을 가지고 플리마켓에 가는데, 영 이상하다.
다들 중고 물건을 팔 뿐, 우리처럼 새로 디자인한 제품을 파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거다.
쎄-한 기분은 틀린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와 맞지 않은 시장에 와있었다.
물론 급하게 준비한 것도 있지만, 더 철저히 준비했어야 했다.
추운 긴 2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빠르게 판단했다.
"밥이나 먹자."
역시 장사는 쉬운 게 아니다.
특히 정말 필요한 물건만 신중하게 소비하는 덴마크인들 사이에서,
옷과 가방을 판다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늘따라 관심을 보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이 참 고마운 하루.
굉장히 재미있는 프로젝트 같다며 관심을 보였던, 내일 여행 간다던 아저씨와 아주머니.
티셔츠가 쿨하다며 돈이 있으면 사고 싶다던, 완전 힙스터 느낌 뽈뽈 풍기던 사내 둘.
이름이 흥미롭다고 칭찬해주며 새로운 디자인 브랜드냐며 묻던 커플 등.
판매로 보면 오늘 우리는 0점이지만,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을 몸소 배웠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어떻게 처음부터 완벽할 수 있나.
그 바쁜 스케쥴 속에 함께 얘기만 하던 것들을 실행하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거다.
지은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과 휴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한 사람들과 옥상에 파라솔 하나만 있어도, 그게 진짜 '휴게소' 아닌가.
휴식과 쉼을 멀리서 찾을 이유가 없다.
집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동네 산책을 다녀오고 장을 보고 요리를 하거나.
늦은 새벽 따뜻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바쁘게 앞만 보고 쌩쌩 달리다보면
바로 가까이에 있던 휴게소도 그냥 지나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언젠가는 우리 휴게소도 놓치지 않고,
잠시 들러 충전하고 쉬어갈 수 있길.
(남은 천 가방과 티셔츠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