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oy enamorada de Barcelona_03
Good night, it’s alright
바르셀로나 근교 지로나로 떠났다.
혼자 기차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붐비고 활기찬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
또 다른 매력의 공간이었다.
성벽을 따라 산책을 하고
다리를 건너고
(안 봐서 모르지만)
왕좌의 게임을 찍었다는 곳도 구경했다.
더 그리워지고 더 생각이 났다.
뉴욕에서는 생각을 최대한 안 하려고
바쁜 것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아마 이곳에서 모든 게 밀려왔겠지.
나는 항상 혼자서도
다 씩씩하게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곳에서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크게 얻었다.
(마치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그렇게 강한 척한다고 달라질 게 있냐고,
하는 것 같았다.
그나마 적응한 곳을 두고 또 새로운 곳을 오니,
나에게도 정착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다시 말해
굳이 자처해서
외로울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필요한 건,
찾았던 건.
마음의 안식처였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날,
다시 간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햇빛을 만끽하면서 생각했다.
충분히 혼자였기 때문에
딱 여기까지 마음껏 방황하고.
더 이상은 무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