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Y_035
why don't you hear me out
무언가 텅 빈 느낌이
내 탓이 아닐 수도 있겠다.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거나
내 안에서 찾으려는 습관이
옳지 않을 수 있겠다.
이유와 답이 당연하고 뻔한
그 질문을 듣고
잠시 모든 게 멈춘 듯했다.
힘들고 아픈 걸 뻔히 알면서
상처를 더 꾸-욱
누르는 것 같이.
그래.
그렇게도
쉽게 말할 수 있겠다.
순간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울컥할 수도 있고.
그러다가 또 항상 그렇듯
장난스럽게 웃어넘기는 내가.
이렇게도
바보 같을 수 있겠다.
한 발자국 가까워지면
두 발자국 뒤로 멀어지던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슬프지만 익숙한 이 거리감이.
거리와 마음의 크기가
반비례하다는 식의 말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작아지고 )
그렇게도 싫었는데 말이다.
동네에 작은 중고 서점을 지나는데
앞에 놓인 작은 칠판에 적힌 시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my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어쩌면 정말.
내 능력 밖의 일.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몸이야 더 멀어질 수도 있고
또 더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사실 중요한 건
한 마음과 또 다른 마음의 위치.
그 마음 간의 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