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Y_54
Unless you step out into the light
5년 정도 변함없는
카카오톡 프로필이나 배경 사진을 볼 때마다
친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언제 얼굴이 나오는 사진으로 바꿀지.
다른 걸로 바꾸긴 할 건지.
묻다가 지쳐서
이젠 더 안 물어볼 거라고 했었다.
화질이 다 깨지는 배경 사진은
6년 전에 혼자 영화관에서 봤던
아르헨티나 영화 포스터였다.
점점 소통이 없어지는 도시.
인스턴트에 익숙해진,
겉도는 관계 속에서.
진짜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게 되는 그 희박한 확률.
영화 속에 나오던 건축과
이미지들에 푹 빠졌던 것 같다.
그리고
굳건히 프로필을 차지하고 있는
AMUSE 핑크 네온 사인.
단어도 단어지만,
뿌옇게 번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예전에 몇 번 네온 사인을 갖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포기했었는데.
꿈인가 했다.
눈앞에 펼쳐져 있는
이 모든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울컥하는 마음을 겨우 참았다.
내게 소중하고 의미 있고,
또 좋아하는 것들이
집 안 곳곳에 쌓여가는 순간이었다.
이곳도 나의 집이고
나는 혼자가 아니고
외롭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