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lle d'amour, Paris_01
If you stay here, it becomes your present
성인이 되고
파리에 처음 왔다.
어릴 때의 패키지여행 기억은
거의 다 사라졌으니,
처음 온 것과 다름없었다.
워낙 파리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고,
제일 좋아하는 영화에서도 많이 봤지만.
역시 직접 이곳에 있는 건 달랐다.
마냥 시크할 것 같았지만
친절했고 또 따뜻했다.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데도
어떻게든 통하기 마련이었다.
뉴욕보다 훨-씬 깨끗한 지하철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과 느낌.
꾸민 듯 안 꾸민
그 자연스러움과
특유의 젠틀함이 합쳐진 것.
과하지 않게 적당한
그 어려운 선을 잘 아는 것 같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걷겠다.
파리와 뉴욕, 모두 두발로 걸어 다니기 최고이지만.
파리는 뉴욕이 가진 모든 걸 갖고 있는 곳.
그것에 낭만까지 합쳐진 기분이었다.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
이 낭만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는데.
1920년대 파리가 아닌,
2020년에 가까워지는 파리에도.
낭만이 있었다.
원 없이 걷고 많은 예술을 담고.
굳이 와인으로 입술을 적시지 않아도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또 다시 와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걷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