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Harmony
작은 소년이 꽁꽁 숨겨두었던 보물들을
수십 년이 지나고 찾아다 주었을 때.
그렇게 자신으로 인해
타인이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모습에.
I like to look for things no one else catches.
그녀는 갑자기 절대적인 평안을 느꼈다.
모든 게 완벽했다.
따뜻한 햇살, 미풍의 향기, 도시의 소음들.
그녀는 심호흡을 했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누구보다 고독하게 자란 그녀가
자신이 만든 좁은 어항에서 탈출해서.
주변 사람들을 보살피며 행동반경을 넓힌 것.
그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것, 혹은 이미 놓친 것.
미처 보지 못하는 것, 보고 싶어하는 것,
또는 알고 싶어하는 것.
이 모든 것을 가져다주려고 했다.
하지만, 르누아르의 그림 속.
다른 사람과는 달리
그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못하던 물 잔을 든 여인처럼.
정작 자신은
이 모든 것을 그냥 지나쳤다.
그래온 그녀가 이번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춰서 관찰하고,
또 처음으로 뒤를 쫓아 달렸다.
전혀 다른 듯,
많은 부분이 닮은 둘이었다.
그녀가 몰입하여 단서를 던지면
그가 그 수수께끼를 몰입해서 풀어갔다.
결국 사랑이라는 건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올인하게 되는
몰입의 경지였다.
Absence makes heart grow fonder.
커져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계획하던 그녀에게.
계획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붙잡을 수 있을 때 잡으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했다.
”네 뼈는 유리처럼 약하지 않아.
넌 삶의 험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어.
지금 이 기회를 놓쳐버리면 결국 네 심장도 내 몰골처럼
앙상하게 마르고 비틀어져 버릴 거야.
인생은 자전거 레이스와 같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섬광처럼 지나가버려.
그러니까 당장 가서 그를 붙잡아.”
매번 주변 사람들의 닫힌 문에 노크하며
조금씩 빛을 들여주던 그녀가.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문을 활짝 열었고.
그 앞에는 그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너무나 기다려온 그 순간에
입꼬리, 목덜미 그리고 눈가에 입을 맞추는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에 맞추어줄 수 있는 그였다.
You must be her.
You must be him.
”당신이죠?”
사실 그녀가 첫 눈에 알았듯이.
그도, 유리 뒤에 몰래 서 있는 그녀를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