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or Start
Ser o fim o ou començo
#1
죽음의 초라한 단순성을 피해가는 존재의 삐딱한 측면들은
대개 초연하고 명징한 정신에만 스스로를 드러낸다.
#2
나는 나 자신을 멋대로 좌우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내 자유가 온전하다고 상상했다.
그리고 지금 내 심장은 바짝 졸아들었다.
#3
내가 곧 쓰러질지, 문장을 마무리할 힘이라도 손에 남아 있을지
나는 모르지만, 불굴의 의지가 모든 걸 주도하고 있다.
내가 모든 걸 잃고, 영원한 침묵이 집 안을 평정한 상태에서
이 책상 앞의 나라는 잔해 더미는, 금방이라도 허물어질지 모르지만,
광채를 뿜어낼 빛의 덩어리처럼 여기 있다.
#4
세계를 정의할 유일한 방법은 먼저 그것을 우리만의 척도로 환원한 다음,
그것이 정확히 우리의 척도를 벗어나 있음을
활짝 웃는 낯으로 재발견하는 데 있다.
#5
너무 잘하려고 하는 부담감을 갖지 말고, 서투르더라도 일단 해볼 것.
사람이 뭐라도 하면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는 것.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그 일을 할 것.
‘성공’이라는 거창하고 막연한 목표보단 자신의 ‘성장’에 집중할 것
#6
내가 두려운 것은 무한한 자유의 외침이다.
#7
가능성의 다양한 양상들을 명료하게 구별해내는 능력,
가장 먼 경지까지 추구하는 자질은 침착한 주의력에 속한다.
되돌릴 길 없이 나 자신을 내던지는 게임,
주어진 모든 것을 뛰어넘어 돌진하는 자세에는
무한정한 웃음뿐 아니라 완만한 (광적이되 과도하지 않은) 사색도 요구된다.
벌써 연말 분위기.
샐러드, 파스타, 감자, 케이크, 와인.
따뜻한 저녁.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즐겁고 고마운 사람들.
11월의 책들을 차근차근 읽고 있다.
채워지는 느낌이 그리웠던 게 분명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 끝에는 또 새로운 시작이 있다.
결과에 상관없이
나는 또 다른 과정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