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Surface
I could lift you up
그 먼 곳에서부터
반가운 카드가 도착했다.
한때 나의 집이기도 했던,
뉴욕.
The city is not the same without you,
but I hope you are safe and well at home.
빼곡히 적힌 손 글씨와
세심한 카드 선택.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이런 것들이 그리웠겠지.
문득 뉴욕에서의 시간이
생각나는 밤.
그렇게도 낯설고 차갑던 뉴욕이
그나마 따뜻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뉴욕에서 만났던 소중한 사람들 덕분이겠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카드를 받는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뉴요커였다.
좋아하는 가을이 지나니
곧 겨울이 오고 있다.
나는 유독 이런 날씨에 더 비실거리지만.
날카로울 정도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꽉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원을 믿었고 전부였고 간절했고
유난하던 우리도 사실 별 게 아니었지.
운명을 믿었고 사랑했고 따뜻했고
완전하던 우리도 사실 별 게 아니었지.
서로 다른 마음과 마음이 닿는 것은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말 뿐인 남자는 싫지만,
말 이쁘게 하는 남자는 세상 제일 로맨틱하다.
부산을 정말 오랜만에 간다.
결국 2020년의 겨울이
이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