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Step
왜 마음 가는 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 건지 모르겠어
그 시절 머물다간 인연들.
운이 좋게도, 그때마다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이 있었다.
선후배이건 친구이건 연인이건 동료이건
‘결국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외로울 틈을 주지 않은 덕분에.
힘든 순간들에도
잘 버텨내고 밝게 지낼 수 있었겠다.
나는 많은 부분에 예민하면서도 동시에 무뎌서 ,
의도치 않게 많은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했다.
나만의 선과 속도가 있어서
상대가 어느 정도 다가오고 친해지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 가까워지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그런 나만의 벽이
상대에게 줄 상처나 부담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렸다.
궁금한 사람이 있어도
더 다가가지 못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알아가고 싶더라도
더 오지 못하도록 선을 긋고
적당한 거리에 서로를 보호하는 법.
감정이 앞서는 나를,
스스로 막아내는 행동들에 지칠 때가 많지만
과거에서 내가 만들어낸 패턴이었겠다.
너무 어려서 더 서툴고 힘들었던 시간들에
‘나보다 나를 더 알아주는’ 딱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어두운 순간들이 빛이 났듯이.
지금 누군가에게 나는 그런 존재일 수 있을까.
힘든 어느 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꺼내어
나 좀 힘들다, 보고 싶어 그냥 잠깐 보자
라고 못하는 것이 내 성격 탓인지 모르겠지만.
힘든 나를 인정하고
기대거나 털어놓고 싶을 때에도,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것.
참 오랜 시간을 그래왔기에
정말 조금은 바뀌고 싶다.
내가 바뀌면
모든 것이 조금은 더 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