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et About Me

Why don't you be you And I'll be me


누구나 살면서 몇 개의 다리를 건너듯이,
그때의 나도 함께
어떤 길고 흔들리는 다리를 건넜는지도 모른다.






다리의 끝에서 각자의 땅에 발을 내디뎠고,
삶의 모든 다리가 그렇듯이
그 다리도 우리가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사라져버렸다.
다리 위에서 우리가 지었던 표정과 걸음걸이,
우리의 목소리, 난간에 몸을 기댔던 모습들과 함께.





당시는 몰랐지만 오랜 시간 내 마음속에서 자라나던 공포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커졌던 것 같다.
절대로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





그것이 나의 독선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나를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게 했다.
어느 시점부터는 도무지 사람에게 다가갈 수가 없어
멀리서 맴돌기만 했다.
나의 인력으로 행여 누군가를 끌어들이게 될까봐 두려워
뒤로 걸었다.



알고 있는데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사랑할 수 있다는 것도,
완전함 때문이 아니라 불완전함 때문에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의 몸은 그렇게 반응했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조심스러움이 지나치면
그 어느 것도 못하는 것처럼.


위로가 필요한 날들이 있다.
꼭 말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그 어떤 것.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해서
더 아쉬움이 남는 것들.
결국 내 능력 부족이었을까.





익숙하지만 또 낯설어져버린
서울.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됐다.




그렇게 단순하고 쉬우면
좋겠다.

Forget about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