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Back
I know, deep down, you feel the same
같이 가고 싶던 곳들은
결국 혼자 가게 되었다.
더 현대는 항상 겁이 나서 (사람 때문에)
미뤄뒀던 곳.
성수에 갈 때마다 들렀던
내가 좋아하는 공간, 여기서도 만났다.
고민하다가 편지와 스케쥴러를 골랐던 그곳.
너무 추웠던 날.
부담스럽지 않은 선의 선물을
고심했던 그때.
보물 같던 바.
신청곡들 속에서
주변이 흐려지며 시간이 멈췄었던 밤.
내 마음이 일렁이던 나날들.
하루를 꽉 채우던 생각들을
애써 꾹-참아내고 그랬었지.
자꾸 망설이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지고
겁을 먹었었지.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그렇게 하나씩 우르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겠지.
어디에나 있는 것이 사람을 외롭게 한다.
그래야 없는 것이 더 실감 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있고 나에게 없는 것.
나에게 없으나 저기에는 있어서 눈에 보이는 것.
보이기는 하나 닿을 수 없는것.
만질 수 없고 주머니에 넣을 수 없는것.
생각이 많은 것이 해롭다.
생각을 덜 해야 밥을 짓고 비질을 하고 생활의 자리를 정돈할 수 있다.
조금 더 견뎌보자고 말하지만 무엇을 견뎌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견디고 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 수 없다.
선물 받았던 세럼도
어제 밤, 딱.
마지막 방울이었다.
매일 아침과 밤.
그날을 기억하며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했던 시간들.
멀리서 보니 더 객관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난 특별하지 않았다.
그냥 중간에 흘러가는 사람.
그러려니 하면 편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그러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