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w You
I just wanna know you
너무 더운 여름.
진짜 기진맥진한 나날들이었다.
수영을 등록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 어머님들의 텃세에 기가 좀 죽었다가,
세 번째 수업 때에는 숨이 덜 차는 사실에 너무 뿌듯했다.
어릴 때 배우고는
따로 수영을 제대로 안 했는데,
뭔가 미뤘던 일들을 하고 싶어졌다.
나한테는 나만의 루틴이 너무 중요한데.
몸이 좀 무거워지는 그 사실보다,
내가 나를 포기하는 기분이 더 싫다.
그래서 일상에서도 나에게는 조금 harsh 하게.
내 기준에서 나를 지켜내고
또 계속 노력해서 발전하고픈 마음.
더운 날씨에 맞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은 한 주.
그리고 예상 못 하게 또 너무 재밌었던 전시.
재능이란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1990년대 이후 새로운 흐름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것들.
의도하지 않게 엄청 많이 웃기도 했는데,
작품 영상을 보다가
정말 느닷없이 이상한 깨달음도 얻었다.
기발하고, 또 신선해서.
또 너무 낯설면서도 이해가 가서.
단순하면서도 복잡해서.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누구도 못 했던 것이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해와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지은이네 공간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에디션덴마크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플랜트 베이스 밋보어 디너.
공간, 분위기, 맛, 그리고 마주친 모든 사람들이 따뜻했던 밤.
나는 요즘 부쩍 든든한 말을 듣는다.
이기적으로 하라는 말.
걱정이 된다는 말.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하라는 말.
잘 들여다보면
내가 원하는 것들은 항상 있었다.
배려로 항상 덮어뒀던 마음과 감정들이
갑자기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 마음들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너무 울컥했지만 차마 내색을 하진 못했다.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의견을
조금 더 자신 있게 말하고 싶어졌다.
일요일 늦 점심은 슬기네 별장에서 아그라가 함께.
요리 잘하는 친구들이 테이블 가득 솜씨를 뽐냈고,
낮잠도 자고 수다를 떨다가 돌아왔다.
약속이라도 한 듯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온 모습에
괜히 더 감동한 순간.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고
또 그 안에서 축복을 받았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서 좋은 나날.